쿠팡이 쿠팡했어요!

짧은글긴기억... 2025. 12. 22. 10:18 by 그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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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붉게 피는 꽃도 열흘을 넘기기 어렵다는 뜻이다. 어떤 이는 ‘화무백일홍’이라고도 말하지만, 요지는 같다. 영원히 계속되는 영광은 없다는 것.

 

많은 한국 사람들이 개인정보 유출을 어느 정도 체념하며 살아가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소비자를 우롱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까지 참아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니, 이건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분노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블로그... 참 오랜만이다. 문득 '쿠팡이 쿠팡했구나'라는 생각이 든 이유다.

2017년 9월 1일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올렸던 이곳. 그 이후 드문드문 글을 올리다 2020년 2월 14일을 마지막으로 멈춰 섰던 공간. 아쉬움의 먼지만 쌓여 있던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든 것이 바로 쿠팡 사태다.

 

처음부터 대단한 것은 많지 않다. 쿠팡도 그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사람들이 쿠팡을 '원래부터 대단했던 기업'처럼 여기기 시작했다. 명확한 근거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그저 그렇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팡의 창업자 김범석은 알았어야 했다. 초심이란 것을. 세상일은 알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절실히 느끼는 것은 우리의 삶이 유한하다는 사실이다. 그 사실을 망각하면, 삶은 방향을 잃는다. 

 

 

불과 몇 달 전, 국내 최대 모 물류 배송업체 지점장인 친구에게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쿠팡은 이제 넘을 수 없는 벽이야." 그때만 해도 그랬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국면이다.

 

일용직 택배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불길이 커지는가 싶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개인정보 유출 정도는 한국인들에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쿠팡의 성장은 계속될 것"이라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것이 오히려 불길에 휘발유를 부은 격이 되어버렸다. 유명인들도 앞다투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흐름에 자신도 일조했다는 기록을 남기려는 듯.

 

"쿠팡, 네가 뭔데? 대통령을 두 번이나 파면시킨 국민들을 우롱하냐?"

 

세상일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바람은 가질 수 있다.

 

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쿠팡이 크게 흔들리고, 뼈아픈 대가를 치렀으면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깨닫는다. 소비자를 우롱하면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 제대로 된 경영, 제대로 된 책임감 없이는 결코 오래갈 수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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